상권 조사, 유동인구를 세는 방법부터 정확히
"이 자리 사람 많이 다녀요"라는 말만 믿고 계약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그런데 같은 거리라도 시간대와 방향에 따라 매출로 이어지는 사람 수는 크게 달라집니다. 유동인구는 감이 아니라 세어서 확인하는 숫자입니다.
먼저 알아야 할 것: 유동인구는 매출이 아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많다고 매출이 나오지 않습니다. 실제로 필요한 숫자는 이것입니다.
유동인구 × 내점률 × 구매율 × 객단가 = 예상 매출
내점률은 지나가는 사람 중 문을 열고 들어오는 비율, 구매율은 들어온 사람 중 결제하는 비율입니다. 업종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일반적인 소매점의 내점률은 생각보다 훨씬 낮습니다. 그래서 유동인구만 크게 보고 계약하면 기대와 어긋납니다.
직접 세는 방법
가장 정확한 방법은 후보 점포 앞에 서서 직접 세는 것입니다. 규칙만 지키면 어렵지 않습니다.
1. 세는 위치를 고정합니다. 점포 정면에서 좌우 3~5m 안쪽을 지나는 사람만 셉니다. 길 건너편은 별도로 셉니다. 4차선 도로 건너편 사람은 우리 가게 손님이 되기 어렵습니다.
2. 시간대를 나눕니다. 최소한 이 네 구간은 필요합니다.
- 출근 시간 (07:30~09:00)
- 점심 시간 (11:30~13:30)
- 퇴근 시간 (17:30~19:30)
- 저녁 시간 (19:30~21:30)
3. 요일을 나눕니다. 평일 이틀, 토요일, 일요일. 오피스 상권은 주말에 절반 아래로 떨어지고, 주거 상권은 반대입니다. 평일만 재고 계약하면 주말 매출을 크게 잘못 잡습니다.
4. 한 번에 10분씩 세고 6을 곱합니다. 한 시간 내내 서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정시부터 10분 동안 센 뒤 6배 하면 시간당 추정치가 나옵니다. 대신 같은 시간대를 다른 날에도 재서 편차를 확인합니다.
사람만 세면 놓치는 것
숫자와 함께 다음을 기록해 두면 판단이 훨씬 정확해집니다.
- 연령과 성별 구성 — 20대 여성이 많은 거리와 50대 남성이 많은 거리는 팔리는 물건이 다릅니다
- 걸음 속도 — 빠르게 지나가는 길은 목적지가 따로 있는 통과 동선입니다. 느리게 걷고 두리번거리는 곳이 소비가 일어나는 곳입니다
- 손에 든 것 — 쇼핑백을 든 사람이 많으면 이미 소비가 일어나는 상권입니다
- 혼자인지 일행인지 — 외식업은 일행 비율이 객단가를 좌우합니다
공공 데이터로 교차 확인하기
직접 센 숫자만으로는 표본이 작습니다. 공개된 데이터와 맞춰 보면 신뢰도가 올라갑니다.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 — 업종별 점포 수, 매출 추정, 유동인구를 지역 단위로 제공합니다
- 서울열린데이터광장 등 지자체 공공데이터 — 생활인구, 카드 매출 통계
- 지하철·버스 승하차 인원 — 역세권이라면 출구별 승하차 인원이 중요합니다. 같은 역이라도 출구에 따라 몇 배 차이가 납니다
주의할 점은 이 데이터가 행정동 단위 평균이라는 것입니다. 같은 동 안에서도 큰길과 이면도로는 완전히 다릅니다. 데이터는 큰 흐름을 보는 데 쓰고, 실제 판단은 직접 센 숫자로 합니다.
흔히 하는 실수
하루만 재고 결정합니다. 비 오는 날, 행사 있는 날 하나로 판단하면 크게 빗나갑니다. 최소 나흘, 가능하면 다른 주까지 봅니다.
동선의 방향을 안 봅니다. 출근길 방향과 퇴근길 방향은 다릅니다. 아침에 지하철로 가는 쪽에 있는 커피집과, 저녁에 집으로 가는 쪽에 있는 커피집은 팔리는 시간대가 다릅니다.
경쟁 점포를 세지 않습니다. 반경 200m 안에 같은 업종이 몇 개인지, 그 가게에 손님이 몇 명 있는지도 함께 셉니다. 빈 가게가 많은 거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공실률을 무시합니다. 그 거리에 비어 있는 점포가 몇 개인지 세어 보세요. 공실이 늘고 있다면 상권이 내려가는 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리
- 유동인구는 매출이 아닙니다. 내점률과 구매율을 함께 봐야 합니다
- 위치를 고정하고, 시간대와 요일을 나눠서 셉니다
- 10분씩 세어 6을 곱하면 시간당 추정치가 나옵니다
- 숫자와 함께 연령·걸음 속도·일행 여부를 기록합니다
- 공공 데이터는 큰 흐름을 보는 용도이고, 결정은 직접 센 숫자로 합니다
상권은 시기에 따라 바뀝니다. 계약 직전에 한 번 더 재 보는 것을 권합니다.